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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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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

마취(痲醉)는 약물 따위를 이용하여 얼마간 감각, 혹은 의식을 잃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정확한 정의는 교과서마다 다르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약물에 의한 '가역적인' 중추신경계의 억제이다.

역사[편집]

마취란 약물로 일정 시간 의식이나 감각을 사라지게 하여 강한 자극에도 반응할 수 없게 만드는 의료 기술이다. 1846년에 미국의 의사이자 작가인 올리버 웬들 홈스(Oliver Wendell Holmes; 1809–1894)는 감각을 뜻하는 그리스어 'esthesia' 에 부정형 접두사인 'an'을 결합해 우리 말로 마취에 해당하는 단어를 만들었다. 우리말 마취는 감각을 마비(痲痺)시키기 위해 환자에 취(醉)하게 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물론 그전에 마취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현대적인 마취는 19세기 중반에 미국인의 손으로 '발명'되었다. 그만큼 마취에 대한 미국인의 자부심은 매우 크다.

마취란 이름은 19세기에 지어졌지만, 그전까지 마취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인간은 역사 시대 이전부터 마취법을 알았고, 마취법을 이용해 수술도 했다.

구약성서에 보면 태초에 하느님이 아담이란 남자를 만들고 그 배필로 여자를 만들기 위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고 나서 늑골 하나를 취하여 살로 대신 채웠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늑골을 절제하는 외과적 행위에 앞서 통증을 제거할 목적으로 깊이 잠들게 한 것으로 마취통증의학의 시초가 되는 개념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잠들지 않는다. 특히 아드레날린이 엄청나게 분비된 상태 즉, 몹시 흥분된 상태에서는 더더구나 그렇다. 하는 수 없이 뒤통수라도 때려 기절을 시킨 후 수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도 몹시 위험한 일이다. 그때 등장한 것이 약초다.

경험을 통해 일부 식물들이 보이는 진정 효과를 알았고, 진정 식물을 쓰면 심하게 졸리는 탓에 웬만한 통증도 견딜 수 있었다. 아편, 상추, 사리풀, 맨드레이크, 오디, 홉, 등등이 대표적인 식물들이었다(상추 먹으면 졸린다는 말은 역사적인 근거가 있다). 네로 황제의 군의관으로 활약했으며 약초학의 대가였던 디오스코리데스(Pedanius Dioscorides; 40~90)는 다양한 진정 효과를 내는 식물들을 이용한 마취법을 잘 정리했다. 만약 이런 식물을 구할 수 없다면, 어느 문화권에나 존재하는 인류 보편의 음료수, 술을 썼다.

중세를 거치면서도 수술장의 모습은 고대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환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다음, 건장한 장정들 서너 명이 환자를 붙잡는 사이에 외과 의사들은 순식간에 환자의 몸을 째고 팔다리를 잘라야 했다. 그래서 외과 의사들에겐 일반인들보다 담대하고, 재빠른 손놀림이 필수였다.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비명과 피와 살이 튀는 수술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환자를 살려내야 했으니까. 이런 살벌한 풍경이 조금씩 바뀐 것은 18세기였다. 공기의 성질을 연구한 화학자들이 생각지도 않게 마취의 새벽을 열었다.

영국의 화학자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는 1772년에 '아산화질소(N₂O)'를 발견했다고 한다(발견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1798년에 영국의 베도스(Thomas Beddoes; 1760~1808)는 흡입 마취제에 관심을 갖고 브리스톨에 「기체 의학 연구소(Pneumatic Medical Institute)」를 세웠는데 초대 소장으로 이제 약관의 데이비(Sir Humphrey Davy; 1778~1829)를 앉혔다. 이곳에서 데이비는 아산화질소의 마취 효과를 연구했다.

데이비는 자신은 물론이고 콜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 시인이자 철학자)같은 친구들에게도 아산화질소 가스를 마시게 해서 그 효과를 연구했다. 1800년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아산화질소 가스를 들이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두통과 치통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며 의사들은 수술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마취 가스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초의 '비식물성 흡입 마취제'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취 효과보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에 주목했고, 통증이 없어도 기분이 좋아지라고 가스를 들이마셨다. 사람들에겐 아산화질소는 유흥용인 '웃음 가스(笑氣; laughing gas)'로 불렀다.

아산화질소뿐만 아니라 '에테르(ether)'도 들이마시면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에테르 돌려 마시기도 덩달아 유행했다. 그러던 중 미국 조지아주에서 일하던 의사 롱(Crawford W Long; 1815~1878)은 에테르를 마신 사람이 심하게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아픈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롱은 이 현상을 신기하게 여겼고, 에테르를 이용해 무통(無痛) 수술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1842년 봄에 롱은 환자의 에테르를 적신 수건을 환자의 코에 대어 들이마시게 한 다음(범죄나 스파이 영화에서 많이 보는 장면이다), 조심스럽게 환자의 목에 난 혹을 잘라냈다. 놀랍게도, 아니 예상대로 환자는 전혀 아픈 줄 몰랐다. 역사상 처음으로 '기체를 이용한 무통 외과 수술'이 성공했다. 이후로 7년 동안 롱은 매년 환자 한두 명에게 에테르 무통 수술의 은총을 베풀었지만, 세상에 널리 알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혼자만의 비법으로만 알고 지냈다.

한편, 1844년에 코네티컷에서 일하던 치과의사 웰스(Horace Wells; 1815~1848)는 웃음 가스 파티에 갔다가 자신이 심하게 다리를 다쳤다. 하지만 가스에 취한 상태라 아픈 줄을 전혀 몰랐다. 웰스도 이를 신기하다 여겨, 자신이 직접 그 효과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자신이 환자가 되어 직접 가스를 마시고, 동료가 자신의 이를 뽑게 했다. 정말 하나도 안 아팠다. '최초의 무통 발치 시술'에 성공한 것이다.

웰스는 이후 15명에게 무통 발치를 시도해서 그 효과를 입증했고 그의 치과 의원은 몰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하지만 웰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당시 미국 의학의 수도인 보스턴으로 갔다. 1845년 2월의 일이다.

보스턴에서 웰스는 과거의 동업자 겸 후배 치과의사인 모튼(William TG Morton; 1819~1868)를 찾아갔다. 웰스는 하버드대학의 의사들과 인맥이 두터운 모튼을 통해 자신의 마취 효과를 널리 알려줄 권위있는 외과의사를 접촉하려 했다. 모턴은 하버드대학 부속병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외과과장인 웨렌(John C Warren; 1778~1856)을 소개해주었다.

웨렌은 학생들과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웰스가 무통 발치를 시연하도록 주선해주었고, 속임수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현장에서 학생 자원자를 받기로 했다. 웰스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아산화질소를 너무 적게 쓰는 바람에 발치 도중 학생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당황한 웰스는 달아나고 말았다. 이 한 번의 실패로 웰스의 삶은 내리막길이었다. 이 실패로 그는 다시 재기하지 못하고 절망의 수렁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한편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중계자 모튼은 웰스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부터 마취에 관한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안면이 있는 화학자 잭슨(Charles T Jackson; 1805~1880)으로부터 에테르도 아산화질소처럼 마취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에테르 무통 발치술을 개발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워렌을 찾아갔다.

1846년 10월 16일, 두번째 공개 마취 시연이 있었다. 이번에는 모튼이 데려온 환자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관중들 한 가운데에 누웠다. 모튼은 자신이 직접 발명한 마취가스를 '레테온(Letheon)'이라 불렀고 그것으로 마취를 했다. 환자는 잠이 들었고 워렌은 환자의 턱에 있는 혈관종을 잘라내는 수술을 했다. 물론 아무런 통증 없이. 이렇게 마취학의 역사에 새 장이 쓰였다.

모튼의 성공은 11월에 학회지에 보고되었고, 보스턴은 마취의 고향이 되었다. 이 해에 보스턴의 유명한 의사이자 작가인 홈스가 마취란 용어를 만든 것도 우연이 아니다.

보스턴의 성공은 곧 런던으로 전해져 12월 말에 유니버시티 컬리지의 리스턴(Robert Liston; 1794~1847)은 에테르로 마취한 환자의 다리를 절단 수술에 성공했다.[1]

종류[편집]

마취는 크게 전신마취와 부위마취로 구별된다. 전신마취는 다시 약제가 어떤 곳을 통하여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흡입마취와 정맥마취로 나누어지는데, 흡입마취란 가스 상태인 마취제와 산소를 혼합하여 기도를 통하여 폐로 들어가 혈액으로 흡수되는 경우를 말하며, 정맥마취란 약제를 직접 혈관에 주입하여 의식을 소실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기도나 정맥을 통하여 투여된 마취제가 흡수되어 뇌에서 일정한 농도에 도달하면 의식을 잃게 되면서 마취가 시작된다. 전신마취는 기도유지 즉 호흡이 원활하게 되도록 기관 내에 튜브를 삽입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위마취란 전신마취와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써 신체의 어떤 부위만 마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양쪽 다리, 항문 주위 부분 또는 팔 등만을 마취한다.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척수마취, 경막외마취, 액와신경마취가 있다.

척수마취와 경막외마취는 하복부, 치질, 다리 수술 등에 시행되며 등의 척추뼈 부분으로 주삿바늘을 넣어 지주막하강 또는 경막외강이란 곳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여 척수에서 나오는 신경을 마취하여 그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에 통증이 없게 하는 방법이다. 액와신경마취란 팔, 손의 수술 시 이용되며 목이나 겨드랑이에 주삿바늘을 넣어 액와신경을 마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위마취를 시행한 경우는 환자는 의식은 평상시와 같이 깨어 있으며 필요하면 수면제를 혈관에 주사하여 잠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단히 국소마취만 하고 수술한다는 것은 수술할 부위의 피부 밑에 국소마취제를 직접 주사하여 그 부위의 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수술시 통증이 없게 하는 방법으로 외과의사, 치과의사에 의해 시행된다.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마취방법 중에서 어떤 마취를 시행할 것인가는 환자의 상태, 수술의 종류, 환자가 원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제일 안전하고 편한 방법으로 마취를 시행하게 된다.

방법[편집]

보통 수술 전날 자정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금식을 하게 된다.

전신마취의 경우

각종 감시기계가 연결되고 마취기의 점검이 끝나면 마취과 의사가 정맥주사가 되어 있는 곳에 수면제를 투여한다. 환자는 1분 이내에 의식을 잃게 되며 마취가 시작된다. 그 후 마취과 의사는 근육이완제를 투여하고 후두경이란 것을 이용하여 숨 쉬는 기도에 튜브를 넣고, 튜브를 마취기에 연결하여 산소와 마취가스를 환자에게 흡입시킨다.

곧이어 외과의사가 수술준비를 시작하고 마취과 의사가 환자의 마취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되고 별 이상이 없으면 수술이 시작된다.

수술 중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각종 감시기계로 계속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서 약제를 추가로 주사하기도 한다. 수술이 끝나면서 마취제 투여도 중지되고 잠시 후 환자 몸속에 남아있던 마취제가 분해되고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게 된다. 이후에도 계속하여 환자를 관찰하여 마취에서 회복이 되었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환자는 병실로 돌아간다. 보통 환자는 마취 시작할 때 수면제 주사 후부터 병실로 돌아가기 직전까지는 아무런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추 및 경막외마취

척추마취나 경막외마취가 예정된 환자는 수술대에서 옆으로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등에 주사를 맞게 된다. 처음에는 작은 주삿바늘로 국소마취를 하고 척추마취에 사용되는 가느다란 주삿바늘로 찌르기 때문에 심하게 아프진 않으나 약간 뻐근함을 느낄 수 있다. 국소마취제를 주입한 후 마취가 되기 시작하면 하반신이 화끈거리고 찌릿찌릿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마취과 의사는 마취가 잘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바늘로 하복부나 다리를 자극하여 본다. 마취가 잘되었다고 확인되면 곧 수술준비를 시작한다. 환자의 의식이 있으므로 곁에 있는 마취과 의사에게 불편한 점을 호소할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주의사항[편집]

환자는 평소 복용하던 모든 약제 혹은 약물을 빠뜨리지 않고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간혹 약제가 마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용하는 약물의 중단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수술이 예정되면 수술 전 일정 기간 금식을 하는데, 이는 구토로 인한 흡인성 폐렴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흡인성 폐렴은 위산으로 인한 치명적인 폐 손상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금식하지 않은 환자는 부위마취도 받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알레르기성 체질이나 특정 물질, 약제 혹은 음식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환자가 치료받는 모든 질환은 의사에게 알려야 하며, 질환의 정도에 따라 검사를 추가하거나 협진하는 때도 있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박지욱, 〈마취의 역사 (1); 우연과 필연의 새벽〉, 《메디포뉴스》, 2018-08-01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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