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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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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피부(회색)와 심장 근육으로 만든 제노봇

제노봇(Xenobot)은 남아프리카산 개구리인 제노푸스(Xenopus laevis)의 배아줄기세포를 증식시켜 만든 세계 최초의 기계·동물의 혼합체이다. 서로 다른 생물학적 조직을 결합하여 컴퓨터가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살아있는 합성 생명체라는 점에서 제노봇이 로봇인지 유기체인지는 여전히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발전[편집]

탄생[편집]

미국 버몬트대와 터프츠대 연구팀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만을 이용해 일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로봇인 제노봇을 개발했다.[1] 지금까지 로봇공학자들이 연구하는 로봇은 주로 살아 있는 동물의 팔다리 근육을 대체하는 기계장치나 곤충과 박테리아에 미세한 장치를 달아 움직이게 하는 사이보그 로봇이었다. 또 생체모방 기술을 집중해서 개발해왔는데, 이는 세포와 같은 생명체 일부를 로봇에 집어넣어 동물의 자연스런 동작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배아에서 세포들을 긁어내어 피부세포와 심장세포로 분화시켰다. 피부세포는 로봇의 몸체 역할을, 심장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로봇이 앞으로 나아도록 한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두 가지 세포를 마치 테트리스 블록을 쌓는 것처럼 섞어 쌓아 로봇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설계했다. 그리고 심장세포와 피부세포를 3차원 모자이크처럼 섞어 쌓아 로봇을 설계했다.[2] 완성된 제노봇의 크기는 1mm 정도로 매우 작다. 물론 이 로봇은 입이나 소화기관이 없고, 배아와 마찬가지로 난황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실제 동물은 아니다. 그리고 약 7일가량의 시간 동안 이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면 죽는다. 기계 장치가 아니므로 전체가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성격도 갖췄다. 제노봇은 살아 있으며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유기체로서, 환경오염이 심각한 곳에서 미세플라스틱 등 오염물질을 치우거나, 사람의 동맥 내에서 혈전을 없애거나 약물을 전달하는 등 환경 분야나 의학 분야에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3]

제노봇 2.0[편집]

공개된 제노봇 1.0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라 특별한 방식으로 수백개의 세포가 결합한 심장세포와 피부세포로 이뤄져 있다. 엔진 역할을 하는 심장세포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몸통인 피부세포를 앞으로 이동시킨다. 제노봇은 세포 에너지가 다할 때까지 최대 10일간 작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제노봇 1.0의 세포 표면에 섬모를 추가해, 수영하듯이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주변환경에 따라 몸 색깔까지 바꿀 수 있는 제노봇 2.0이 공개됐다. 제노봇 2.0은 손상을 입어도 제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는 자가 치유 능력도 갖췄다.[4]

제노봇 3.0[편집]

제노봇 3.0에는 자가복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추가됐다. 눈송이를 합쳐 눈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주변의 세포들을 이리저리 밀어 뭉치는 방식으로 2세를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먼저 개구리 배아에서 장차 피부세포가 될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했다. 세포는 분열을 거듭해 5일 안에 약 3천개로 이뤄진 구 모양의 덩어리를 만들어냈다. 이 세포 덩어리는 지름 0.5mm에 겉은 미세한 섬모로 덮여 있다. 이어 연구진은 줄기세포들이 흩어져 있는 배양 접시에 세포 덩어리들을 넣었다. 그러자 세포 덩어리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면서, 흩어진 세포들을 모아 새로운 세포 덩어리를 만들었다. 세포들이 뭉치면서 점차 새로운 제노봇이 만들어졌다. 하나의 부모 제노봇이 덩어리를 쌓기 시작하면, 그 옆의 또 다른 부모 제노봇이 더 많은 세포를 그쪽으로 밀어주는 식으로 자식들을 만들어냈다. 다만 복제를 거듭할수록 크기는 더 작아져 제노봇 2세는 부모보다 크기가 작다. 그리고 덩어리를 구성하는 세포 수가 50개 미만으로 줄어들면 이동 및 복제 능력이 상실됐다.[5] 연구진이 확인한 결과 약 6만개의 세포가 있는 접시에서 형성된 12개의 제노봇 그룹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낸 제노봇은 1세대 또는 2세대의 자식을 만들고는 더이상 복제를 그쳤다.[6] 연구진은 이를 알아내기 위해 세포의 진화 모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삼각형, 사각형, 불가사리 등 수십억 가지의 제노봇 모양을 테스트한 결과, 1980년대의 고전적인 컴퓨터 게임 팩맨을 연상시키는 알파벳 C 모양의 세포 덩어리가 가장 많은 세대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7] 연구진이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공 모양의 제노봇을 C모양으로 자르자, 변형된 제노봇은 원래 제노봇의 두배인 최대 4세대까지 복제를 진행했다.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움푹 들어간 제노봇의 홈이 세포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했다. 다세포 유기체가 자체 성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가 복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자가 복제 방식으로, 연구진은 이 새로운 복제 방식을 운동 복제(Kinematic replication)라고 불렀다.[8] 연구진은 이 로봇의 자가복제 방식을 이용하면 향후 상처나 선천적 기형, 암, 노화 등의 치료에서 좀 더 직접적이고 환자 개인에 맞춘 약물 치료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4]

특징 및 활용[편집]

제노봇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심장 세포의 원리를 활용해 움직일 수 있다. 심장 세포가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움직일 수가 있다. 입과 소화기관은 보유하고 있지 않아 에너지를 배아처럼 난황에서 얻고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얻지 못한다. 또한 프로그래밍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다. 보통 일주일에서 10일까지 생존하고 그 이후에는 생명을 다한 생명체처럼 제노봇도 사라지게 된다. 제노봇은 두 개의 뭉뚝하고 작은 다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몸통 중간에 주머니로 변하는 구멍을 가지고 있어 가벼운 물체를 싣고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제노봇은 세포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상처를 입어도 스스로 치유가 가능한 자가치유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제노봇은 개미나 벌처럼 집단적 행동이 가능하다. 여러 형태를 지닌 제노봇들을 동일한 환경에 배치하니 집단적인 동작을 생성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에서 예측된 여러 사회적 행동이 집단 내에서 관찰되었다. 예를 들면 서로 다른 형태의 집단이 종종 충돌하기도 하고 일시적 기계적 결합을 형성하거나 서로의 주위를 빙빙 도는 행동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제노봇을 활용해서 사람 몸에 들어가 약품을 공급하거나 혈관을 청소하는 일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9] 그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바다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을 수집하고 환경 오염을 개선하는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노봇이 목표로 하는 독성 물질을 찾는 능력과 그것을 모을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다른 로봇이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제노봇을 효율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동맥벽에 플라그를 제거하거나 암을 식별하는 바이오봇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제노봇은 개구리의 세포로 만들어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포유류 세포로 로봇을 만들게 되면 육지에서도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부세포와 심장세포뿐만 아니라 혈관세포나 감각세포로 로봇을 만든다면 초기 상태의 눈을 만들 수도 있다.[10]

기반[편집]

개구리[편집]

개구리는 박테리아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의 피부에는 천연 항생물질이 함유되어서, 박테리아로 가득 찬 물에서도 감염 없이 헤엄칠 수 있다. 이를테면 북아메리카 서쪽 지방의 토착종인 노랑다리개구리의 피부는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과 싸우는 데 유용하다. 다소 역설적이지만 가장 치명적인 개구리가 신약 개발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일 가능성이 높다. 개구리가 분비하는 독은 근이완제, 마취제, 강력한 진통제를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많은 지역에서 발견되는 아프리카 발톱개구리는 의약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만한 재료로 각광받는다. 제노봇은 아프리카 발톱개구리 배아의 피부 및 심장근육 줄기세포로 만들어지는데, 피부세포가 제노봇을 결합하고, 심장 고동은 이것을 움직이게 한다. 형태는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해 시행착오를 거쳐서 설계되었다. 제노봇은 물질을 운반하고 밀어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으며, 독립적이고 집단적으로 작동 가능하다. 또한 자가치유가 가능하고 한 번에 수주 동안 살 수 있다. 장차 제노봇이 체내에 약물을 전달하고 동맥에 낀 플라그를 제거할 수 있게 되리라고 전망된다.[11]

각주[편집]

  1. 이해준 기자, 〈"연구진도 충격"…세계 첫 생체로봇 "제노봇 스스로 번식" 논문〉, 《더중앙》, 2021-12-01
  2. 김용철 기자, 〈(취재파일) 최초 살아있는 로봇 '제노봇(Xenobot)'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에스비에스뉴스》, 2020-01-16
  3. 이정아 기자,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로봇' 나왔다〉, 《동아사이언스》, 2020-01-14
  4. 4.0 4.1 곽노필 기자, 〈‘제노봇’ 살아있는 세포로봇이 자가복제도 했다〉, 《한겨레》, 2021-12-01
  5.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로봇이 번식을? 세계 최초 세포로봇 자가복제 성공〉, 《주간조선》, 2021-12-15
  6. 이영완 기자, 〈개구리 세포로 만든 로봇, 처음으로 자손까지 만들었다〉, 《조선일보》, 2023-05-23
  7. 레서 독해력 연구실, 〈(상식 쏙 문해력 쑥) <33> 들어는 봤나! 살아있는 로봇, 제노봇〉, 《한국교육신문》, 2022-07-09
  8. 강창욱 기자, 〈생체로봇 스스로 닷새 만에 ‘새끼’ 만들었다〉, 《국민일보》, 2021-12-01
  9. 개구리 세포로 만든 살아있는 로봇… 스스로 치유하고 심장세포로 움직여〉, 《아주경제》, 2020-01-17
  10. EhostICT, 〈(IT 기본학습) 개구리 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 제노봇(Xenobot)〉, 《네이버 블로그》, 2021-12-16
  11. 반니, 〈제노봇과 신약의 원천, 개구리〉, 《네이버 포스트》, 2021-12-16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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